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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야근은 정말 필요한가?

유경파 2016. 4. 6. 11:32

한국에서의 개발자는 참으로 힘든 직업 중의 하나이다.


공장의 기계도 아니고 많이 돌리면 많은걸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너들이 아직도 많고


최근들어 야근을 줄이는 회사도 많지만 정확한 스케줄에 맞춰서 작업을 하기란 정말 힘들고,


개발자 자체가 야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나도 초급 개발자였을 때는 선배들이 야근을 해야 많이 배운다고 했다.


그때는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고,


실제로 야근을 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이게 정말 효율적인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하루에 내가 실제 집중적으로 일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어떤 상황에서 일이 더 잘 되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급한 일이 생기지 않고서야 보통 3~4시간 집중해서 개발을 하면 딱 맞는 것 같고,


조용한 환경에서 집중이 더 잘되고, 점심식사 후에 2~6시가 제일 일하기 좋은 시간대였다.



여기서 의문이 생겼다. 회사에서는 보통 8시간이라는 근무시간을 책정해두는데,


과연 그게 효과적인가? 매일같이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기 위해 밤도 푹 못자고,


밀리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아침부터 힘을 빼고 점심시간때 까지는 별 일도 못하고...


어떨때는 그냥 저녁부터 아무도 없는 조용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데...


왜이렇게 시간을 지키라고 하는지... 내가 기계라면 모르겠는데 개발이라는게


창조적인 머리도 써야하는 일이라 이렇게 틀에 박힌 시간들이 항상 답답했다.


나라에서 정해진 연구원들을 위한 재량 군무제였던가? 기간과 할 일만 정해두면


업무시간에 대한 것들은 노터치하는 것도 있는데 당연히 한국에선 쓸 수도 없으니 답이 있나...



회사를 옮겨서 내가 회사의 복지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자리까지 왔을 때,


개발자, 정확히 연구원들의 근무시간에 대해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위에서는 8시간 근무를 위해 커피나 수다떠는 시간, 심지어 전화도 하지 말고 집중적으로 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자리에서 나 혼자 비흡연자였는데, 그럼 흡연자들 담배피는 시간도 줄이시죠?


이랬더니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한다.


그사람들도 개발을 했던 사람인데 왜그럴까? 그리고 나는 내 생각을 전달했다.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정해진 시간에 결과물만 내면 되지 않느냐?


시간이 뭐가 중요하냐? 그리고 만날 지각하고 이런 사람이라도 성과 칼같이 내는 사람이면 자르겠냐?


그렇게 회의는 어영부영 끝나버렸다.



사실 고급개발자와 일반개발자의 업무 능률 차이는 많게는 30배까지 난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을 모아두고 같은 시간만큼 일하라는 것은 좀 웃기지 않을가?


억지로 하게되는 일은 본인에게도 회사에게도 마이너스만 되어 나중에는 그러지 말자고 하지만


그런 상황이 오면 또다시 반복하게 되는 현실이 참 아깝다.



오너가 실천하기 정말 어렵지만 목표를 정확하게 세우고, 기간 안에 그걸 완성하는 동안


아무런 터치를 안하는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지 항상 고민이다.


그럴려면 진짜 그걸 실행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 있어야 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유연한 사고를 가진 오너가 필요한 것 같다.


개발자는 점점 창의력이 필요해지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라면 개발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고


글로벌 경쟁에서도 뒤쳐지지 않을까...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이런걸 시도하고 있지만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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